자연에너지 이용한 ‘온실 난방시스템’ 개발, 산업체에 기술 이전
농촌진흥청(청장 이양호)은 고유가 시대 온실 난방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혹한기에도 안정적으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자연에너지를 이용한 첨단 온실 난방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겨울철 난방을 하는 시설원예농가 사용연료의 약 89%는 유류난방을 하고 있어 국제 유가 상승이 시설원예농가의 경영비 중 난방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40%로 높은 실정이다.
최근 화석연료 대체용 신재생에너지 이용 기술이 보급되고 있지만, 시스템 설치비 고가, 혹한기 시스템 성능 부족, 설치할 곳의 지질고려 등의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번에 농촌진흥청 시설원예시험장에서 개발한 난방시스템은 이러한 문제점들을 개선한 것으로, 땅속에 열교환용 파이프를 묻지 않고 지하수와 연계된 물탱크 내에서 에너지를 뽑아내어 온실 난방에 이용하는 기술이다.
이는 그 동안 지열 이용을 위해 땅속 150∼200m 깊이로 여러 개의 구멍을 뚫거나 지하 2∼3m 깊이로 수많은 열교환용 파이프를 매설하는 방식과는 다르다.
이 시스템은 땅속에 열교환용 파이프를 묻지 않기 때문에 설치비용과 설치에 소요되는 면적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공기간도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또한 설치할 곳의 지질특성을 고려할 필요 없이 설치가 가능하고, 고장 시에도 수리하기가 매우 편리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또다른 특징은 축열 기능이 구비돼 있어 낮 동안에 온실 내의 태양에너지를 팬코일유닛 등을 이용해 물탱크로 축열해 시스템의 난방 성능을 높일 수 있도록 돼 있다.
이 시스템은 물을 저장하는 물탱크, 탱크 내 물에서 열을 흡수해 증폭하는 열펌프, 온실 내에 열을 교환하는 팬코일유닛, 낮 동안에 태양열을 물탱크로 축열시키는 장치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동양란 재배농가 1,000㎡ 하우스에 개발 시스템을 설치해 가동 중에 있으며, 경남 하동군에는 육묘재배하우스 4,950㎡에 설치해 시험중에 있다.
2013년 겨울철 고양시 시설화훼농가 시험결과, 개발 시스템은 유류난방기 대비 난방비가 약 90 % 절감되고 설치비 등을 고려한 경제성 분석결과 경유 온풍난방기 대비 연간 약 52% 비용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투자비 회수기간은 4.4년인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 초에는 겨울 한파가 심했으며, 고양시 시설화훼농가의 경우 시험기간중 최저 외기온이 -19.2 ℃까지 내려갔는데, 이때 개발된 시스템이 설치한 하우스의 설정온도 23 ℃를 잘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란의 생육 또한 좋은 것으로 조사됐다.
개발 시스템은 2012년에 특허 등록해 산업체에 기술 이전했으며, 2013년에는 경기도 고양과 경남 하동의 시설농가에서 실증시험을 마치고, 올 연말에는 농가 보급을 위한 정책제안을 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농촌진흥청 시설원예시험장 전종길 연구관은 “시설원예농가에서 걱정하고 있는 겨울철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고, 혹한기에도 안정적으로 작물재배가 가능해 농가 소득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오장윤 기자 wkddbs9090@daa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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