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일본 금형산업 움직임 ‘심상치 않다’
일부 기업 생산재편 돌입 ‘제휴 또는 규모 확대’
최근 일본 금형업체가 해외기업과의 경쟁에서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일본의 금형업체가 곤경에 빠진 이유 중 하나는,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에 일본 업체들이 안주하는 사이 한국과 중국의 업체들의 실력이 향상됐기 때문이다. 히타치 등 일본기업이 국내 금형거점을 대폭 축소하고, 생산방식도 재검토하는 등 모노즈쿠리를 지탱해 온 일본 금형산업이 재편에 돌입했다. 일본 기업들은 산적한 현안문제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일본의 모노즈쿠리를 지탱해 온 금형산업이 생산재편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과 경산성 공업통계에 따르면 금형을 제조하는 일본 국내 사업소 수는 2010년 약 9,200개로, 리먼쇼크 전인 2007년보다 105개 감소했다. 생산액은 1조엔 정도로 정점이었던 2006년 이후 4년 연속 감소한 것이다.
금형은 양산품을 생산하는데 빼놓을 수 없고, 중소기업이 많아 업계의 90%를 20명 이하의 사업소가 차지하고 있다. 전기나 자동차·부품 등 메이커가 포함된 사례도 있지만 생산거점이 전국적으로 분산돼 있어 생산성 향상이라는 문제에 늘 봉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금형도 해외생산·조달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다 단순한 금형인 경우, 일본의 절반 비용으로 생산하는 중국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최근 해외기업들이 고성능 공작기계를 도입하고 있어, 일본기업들이 일감을 뺏기는 사례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무엇보다 금형은 신기술이나 상품 개발력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점에서 히타치제작소는 금형을 아시아기업에게 외주하고 있으나, 설계 여하에 따라서 최종제품의 비용이나 품질이 크게 좌우돼 거점의 집약화를 통해 국내에 잔류시키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도 기업 간 제휴나 재편으로 규모의 확대를 꾀하는 움직임이 잇따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재)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은 일본지식정보센터 보고서에서 히타치제작소 금형거점 수를 절반으로 대폭 축소했고 생산자재와 주요 부품의 일본 국내생산재편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0여개의 생산거점을 2014년 중 절반 이하로 줄일 계획으로 28개 공장에 분산돼 있는 프린트기판의 해외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다.
히타치는 모노즈쿠리의 기반기술을 일본 국내에 남겨 둘 방침으로 대폭적인 통합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나간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제품용에서 자동차부품, 중전기용부품에 이르기까지 전국 거점이 분산돼 있는데다 제품이나 소재, 제법에 의한 차이가 커서 생산거점을 집약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은만큼 거점집약화에 따른 투자액과 어느 거점에 집약시킬 것인가에 관한 상세한 계획에 대해서는 향후 구체화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프린트기판은 히타치가 생산하는 대부분의 제품에 탑재되는 핵심부품, 기후현에 있는 자회사공장을 주력 거점으로 설정, 2014년 3월까지 가전, 자동차부품, 의료기기용 기판을 집약화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외에 제품별로 가나가와현, 후쿠시마현, 이바라기현에 집약시킬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라인통합 후 2014년에는 프린트기판만으로 110억엔의 비용절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히타치는 공장이나 그룹 회사별 독립성이 강해 부품도 각각 자체 생산 하는 경향이 강한 기업이다.
모노즈쿠리 백서에 따르면 2011년도 일본 국내 전기·전자 산업의 해외생산비율은 49%로 산업별로는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최근에는 전력수급의 제약과 엔고로 인해 첨단제품의 생산까지 해외로 이전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해외생산은 기술과 생산노하우의 유출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어, 일본 국내에 어떤 기능을 남길 것인가가 일본기업들의 공통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금형산업의 새로운 생산거점 오키나와
위기감을 느낀 일본의 금형업체들이 한때 상실할 뻔 했던 국제경쟁력을 되찾기 위해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沖?)에서 본격적인 행동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시아와 가장 가까운 일본이 바로 오키나와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모노즈쿠리를 둘러싼 국제환경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제조업체 대부분은 요즘 일본 국내에서 생산을 할 것인지 아니면 해외로 거점을 옮겨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생존을 건 깊은 고민때문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오키나와 중부 동쪽 연안 우루마시에 설치된 ‘특별자유무역지역’내에 지난 2010년 7월에 일본 금형의 재도약을 위한 새로운 발판이 마련됐다. 금형산업 발전을 위해 특별자유무역지역 내에 들어선 공장건물은 하나이지만 내부가 400㎡마다 6개로 구분돼 있어 각각의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그 중 하나에 오키나와현이 2010년 4월에 설립한‘금형기술연구센터’가 입주해 있다.
남은 5개 건물은 금형관련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임대 공장으로 이미 많은 금형업체가 입주해 생산 활동과 기술개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오키나와현 내에 산업진흥을 목적으로 한 산관연계 프로그램이 가동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입주 업체들은 보다 더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일본 금형업체가 세계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전초전으로 보여진다. 결국 이들 기업이 그러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은 지금 일본의 금형업계가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한국·중국 기술력 비약적 발전 ‘한 몫’
지난 2009년 프레스금형 분야에서 3대 업체 중 하나인 꼽히던 오기하라가 태국의 자동차부품업체인 Thai Summit Auto parts Industry사에 매각됐고 그 이듬해인 2010년에는 3대 업체의 나머지 2개 회사인 후지(富士)테크니카와 미야즈(宮律)제작소가 합병해 ‘후지테크니카&미야즈’가 새롭게 탄생했다.
한국과 중국이 대학에 적극적으로 금형학과를 설치하는 등 젊은 기술자 육성에 주력하면서 한국의 경우 직업학교 등의 다양한 교육기관을 통해 매년 약 3천명의 금형 기술자가 배출되고 있고 중국 역시 한국의 10배에 가까운 초보 기술자가 매년 관련 기관에서의 연수를 마치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일본에서는 몇 해 전에 기후대학이 금형학과를 새롭게 설치했으나, 최근까지 금형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대학은 없다. 일본 금형업체가 난관에 봉착하게 된 두 번째 상황변화는 금형생산 공정의 IT화와 자동화를 들 수 있다.
NC(자동제어)공작기계 성능이 좋아지면서 일본과 동일 기계와 NC데이터만 있으면 공정의 대부분을 재현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물론 기계로는 재현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 그 부분의 노하우를 가진 기술자가 일본 최대의 무기였다. 문제는 그러한 기술자까지도 한국과 중국 업체로 빠져나가는 등 인재 유출이 지금의 일본 변화를 겪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변화는 결국 일본 금형업계의 가격경쟁력뿐 아니라 기술경쟁력 부문에서도 뒤처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일본 금형업계가 오키나와를 선택한 이유는 금형업계의 기술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3가지 장점(물류, 인재, 집적)이 있기 때문이다.
물류와 시제품 등을 신속하게 운송할 경우에 이용하는 항공편도 오키나와가 상대적으로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각지에서 이들 아시아 도시에 화물을 운반할 경우 행선지 별로 구분하기 위해 화물은 반드시 오키나와를 거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수출입 관세와 소비세가 면제되는‘보세지역’으로도 지정돼 있다. 부품과 자재를 외국에서 수입해 특구 낭에서 제품을 제조해 외국으로 수출할 경우, 수출입과 관련돼 지불해야 하는 관세와 소비세가 없다는 메리트가 있다.
물류비용과 직접 관련된 것이 아니지만, 2012년 4월에는 특별자유무역지역에 입주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새로운 제도도 생겼다. 특별자유무역지역에만 적용되던 법인세 우대조치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오키나와가 가진 장점 중 두 번째 경쟁력은 젊고 진취적인 유능한 인재를 들 수 있다.
실제 오키나와에는 류큐대학 공학부를 비롯한 대학, 공업고등학교, 공업전문학교에서 공학 교육을 받은 인재가 연간 약3천명 배출되고 있다. 일본 다른 지역에 비해 임금이 저렴하다는 특징도 있다.
제조업 대졸남자 평균임금은 도쿄가 21만 1,500엔인데 반해 오키나와현은 15만 9,500엔에 불과하다. 저렴한 인건비만 강조할 수 없지만 힘든 경영 상태를 감안한다면 기업에게는 분명 매력적인 생산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여기에 금형업계의 새로운 인재를 육성하고 교육하는 시스템도 잘 갖추어져 있다는 평이다. 금형기술연구센터가 그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가운데 임대공장에 입주한 금형관련 기업과 함께 입주기업의 신입사원 교육과 신규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센터의 주요 활동 중 하나는 교육기관과 연계해 금형에 흥미를 느끼는 젊은 인재를 모집하는 데 있다. 이들 인재들을 임대공장에 입주한 기업에 소개하고 급여 등 처우에 대한 서로간의 합의가 이루어지면 신입사원으로 채용하고 있다. 신입사원에 대해서는 입주기업과 공동으로 개발한 연수를 약1년 동안 실시하는데 실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의 커리큘럼을 구축, 즉시 생산에 기여할 수 있는 인재가 양성되고 있다.
일본 금형산업 특징과 생산액 추이
일본 금형산업의 특징은 자동차 및 가전제품으로 상징되는 프레스형, 플라스틱형이 주력제품이라는 점이다. 2011년 금형 종류별 생산액 비중을 보면 프레스용과 플라스틱용이 전체의 각각 39.1%, 36.3%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1대를 생산하는데 300~500개의 금형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프레스형 혹은 플라스틱형 등으로 통합해서 통계를 처리하고 있지만 플라스틱형에는 자동차에 쓰이는 범퍼와 같은 대형 제품에서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작은 기어에 들어가는 제품까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각 제품에 따른 기술이 다양할 뿐 아니라 생산하는 회사의 규모와 특징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다음으로 종업원 수가 20명 미만의 소규모 기업이 전체기업의 약90%에 달한다.
2011년 현재 9,221개 사업소 중에서 89.6%에 해당하는 8,261개가 종업원 20명 미만 기업으로 밝혀졌다. 20명 미만 기업에 종사하는 종업원 수는 전체 종업원의 43.4%에 해당하는 3만7,832명이다.
일본 금형산업은 각 금형업체가 모두 특정 제품과 기술에 특화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금형은 주문형 단품 생산이 많기 때문에 대량생산의 장점을 살리기 어려운 대표적인 업종으로 분류된다.
금형 수요는 완성품 업체가 신제품을 만드는 경우 또는 부품 성형업자가 새로운 부품을 만드는 경우에 발생하지만, 경기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수주 물량의 증감 폭이 클 수밖에 없다. 설비와 인건비 등의 고정비를 최대한 억제할 필요가 있으며 많은 금형업체가 생산규모를 확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특정 고객의 기술과 제품분야에 특화해 소규모 기업으로 존속하는 성장전략을 취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본 금형산업은 종류와 크기에 따라 설계기술, 제조설비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특정 전문분야에 특화되면서 기계설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강하며 완전 수주생산에 의한 수주변동이 크다는 특징을 보인다.
한 미세한 마무리 공정은 숙련공의 경험과 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전형적인 기술노동집약적인 가공 산업이이다.
작은 규모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 특화해 기술과 기능을 축적함으로서 세계적 수준의 높은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근거가 되고 있다.
생산거점 해외로, 금형생산액 ↓
2000년경부터 일본의 금형 생산액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 자동차와 전기·전자 등 일본 제조업체가 생산거점을 해외로 이전하고 동아시아 금형산업의 부상하고 있는데서 기인한다. 또한 일본의 완성품 제조업체가 국제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금형조달 비용을 삭감하려는 움직임이 점차 강해지면서 금형생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후 자동차산업이 호조를 보이고 일본 금형산업의 기술력, 납기단축, 품질 등이 재평가되면서 한 때 회복세로 돌아섰지만 유럽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최근 다시 생산액이 급감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외국산 금형이 일본으로 유입되면서 일본 국내시장에서의 일본제품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일본이 수입하고 금형은 수지성형용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금형 중에서도 특히 수지성형용 금형은 기술적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게다가 금형을 필요로 하는 자동차를 비롯한 일본 제조업체가 중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현지 업체로부터 금형을 조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일본 완성품 제조업체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에 한국과 대만의 금형업체로부터 제품을 조달했던 경우와는 달리 중국의 금형업체를 이용함으로서 현지시장을 확대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에서 첫 번째 제품을 만든 이후 두 번째 이후부터는 중국에서 제품을 제작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완성품 제조업체가 자체적으로 금형을 생산하는 사례도 늘고 있고, 한·일FTA 체결을 기대하면서 한국의 금형업체를 물색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의 완성품 업체의 해외진출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금형업체는 해외사업에 대한 노하우도 없는 상태에서 동반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 금형업체가 수출에만 의존하기에는 환율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해외 현지의 금형업체로 대체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외로 진출했다 하더라도 금형 생산만으로는 수주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며, 진출하지 않으면 수주확보가 어려워지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일 금형 수출입 동향
한국이 2011년에 일본으로 수출한 금형 총액은 3억 8,500만 달러로 전년대비 41.2% 증가했다. 최대 교역국이자 최대 흑자국인 일본 수출은 플라스틱 금형 등 모든 부문에서 40%를 넘는 수출 증가세를 기록했다.
대일 수출 증가는 실적이 저조했던 2010년의 기저효과 및 반도체, 자동차, 기계류 등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연관 수요산업이 높은 수출 증가세를 보인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금형 수출은 과거 일본, 중국, 미국 등에 편중돼 있던 대상국이 2011년에는 아세안 등 신흥국가를 중심으로 다변화된 상태다. 전통적인 최대 교역국인 일본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금형 업체들이 다양한 판로를 개척한 결과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일본수출의 비중은 지난 2007년 27.3%에서 2011년에는 17.5%로 낮아졌다. 수출 대상국 중 상위 10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에 81.0%에서 2011년에 73.1%로 크게 하락했다.
반면 한국의 금형 수입국은 지난 2007년에 전체 수입의 43.1% 차지하던 일본이 2011년에는 중국에 이어 2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2011년 최대 수입국은 중국으로 전체 수입액의 37.9%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 일본은 28.5%다.
유형별 금형 수입 실적을 살펴보면, 프레스금형이 전체 수입 중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52.4%로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일본의 비중은 플라스틱금형은 28.3%, 다이캐스팅금형은 28.7%, 기타금형은 18.2%순이다.
일본 금형업체 키워드 '성형과 해외'
다양한 방향으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일본 금형산업의 현황을 반영하듯, 일본금형
공업회는 ‘금형산업비전’이라는 보고서에서 앞으로 일본 금형업체가 중요하게 생각하게 하는 핵심 키워드로‘성형(成形)’과‘해외’를 꼽고 있다.
일본 금형업체 중에는 이러한 전략에 이외에도 미래의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자사만의 경쟁력을 갈고 닦으며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일본 도카이(東海)지역에 위치한 A 기업은 고도의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광학제품, 안보관련 부품, 상대적으로 높은 정밀도가 요구되는 OA부품 등을 집중 생산하며 과당경쟁을 피해가고 있고 고객사 근처에 생산 거점을 확보해 금형설계에서 일본에서는 하지 않았던 성형까지 일괄 수주하는 등 이용자의 편리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업종으로 분야를 확대해 리스크 분산과 수익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금형제작 이외의 주변사업으로 분야를 확대해 성공한 아크(ARRK)는 개발지원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과당경쟁이 전개되고 있는 금형제작 사업에 비해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무리한 사세확장으로 그룹사가 급증하면서 수익관리가 어려운 국면을 맞이했고 과잉채무 상태에 빠져 지난 2011년에는 기업재생지원기구로부터 정책자금 지원을 받기도 했던 기업이지만 지금은 핵심 분야로 육성 발전시키고 있는 개발지원 사업 이외의 대부분의 사업을 정리한 상태다.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성장분야 중 하나인 환경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금형기술 사례로는 방전정밀가공연구소(放電精密加工硏究所)의 ‘세라믹허니컴(Ceramics Honeycomb)압출용 금형’이 있다.
디젤엔진을 비롯한 엔진 자동차의 배기가스 정화용 세라믹허니컴은 세계적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수요증가가 기대되는 부품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방전가공의 전기조건과 가공액 처리법 등 기존에 축적된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잘 알려진 미세한 고도의 금형가공을 실현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세라믹허니컴 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나타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업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향후 전망(일본 금형산업의 강·약점)
일본 금형업체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경영난에 허덕이는 기업이 적지않은 상황이지만, 오랜 기간 동안 축적해 온 기술적 우위성을 모두 손실한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경영난 해소를 위해서는 축소돼가는 일본 국내시장을 보완하고 신흥국 등의 성장시장으로의 적극적인 진출과 더불어 의료, 항공, 환경, 에너지 등 성장분야에 대한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본 내에서 일고 있다.
기술적 우위성을 활용해 대형, 미세, 복잡, 대량 등의 영역과 안전한 틈새시장에 특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형제작과 관련된 연계분야 기업과의 다양한 형태의 제휴는 판매기회를 확대하고 투자부담을 줄이며 리스크를 경감할 수 있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일본 금형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주요했던 것은 현장의 기술자들이며, 이들 기술자들이 확보하고 있는 노하우가 다음 세대로 계승돼야 한다는 점 역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자동화 기술이 발달했다 하더라도 금형제작은 여전히 기술자의 노하우에 의존하는 부분이 매우 크다는 점 때문이다.
신흥국에서의 기술 추격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기술자에게 체화된 노하우가 더욱 절실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일본 금형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오키나와에 새로운 금형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노력과 더불어 후계자 육성을 포함한 기술적 우위성을 어떻게 지속시킬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전략이 필요한 시점에서 국내 관련 기업들의 향후 행보 역시 현재 일본의 금형산업을 본보기로 삼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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