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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INDUSTRY] '전자/IT산업 M&A 리스크 커지고 있다'

[INDUSTRY] ‘전자/IT산업 M&A 리스크 커지고 있다’

이종산업간 M&A 활발 ‘승자 저주에 빠지지 말아야’


 전자/IT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경쟁의 범위도 업종의 경계를 넘어서면서 산업 내 혹은 이종산업간 M&A가 활발하다. 그러나 M&A 프리미엄의 상승, 이질적 영역 진입에 따른 리스크 상승 등으로 M&A 후 더 큰 위기에 빠지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글로벌 전자/IT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기 위해 놓치지 말아야 할 점들이 많다.


최근 글로벌 전자/IT산업 내에서는 승자와 패자의 명암이 점차 뚜렷해지고 산업간 컨버전스가 심화되면서 산업 내 통합과 이종산업과의 M&A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M&A에 있어 M&A의 달인으로 평가되는 기업들이 대형 M&A 후 어려움을 겪는 현상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자/IT산업에서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는 주요 사례가 도출된 것.


LG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글로벌 전자/IT산업의 M&A는 2007년 연간 2,036건이 진행된 이후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점차 줄어들어 2012년에는 1,600건에 그쳤지만 인수주도기업의 인수목표주가와 인수대상기업의 주식시장가격의 차이인 M&A 프리미엄은 M&A시장 위축과는 상반되게 금융위기 이전 보다 더욱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중/대형 M&A의 프리미엄(중앙값)은 31.5%로 지난 10년 간 최고수준이며 프리미엄을 거래금액으로 가중 평균할 경우 2011년의 프리미엄은 50.2%에 달했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가치의 저평가나 보수적 투자로 인한 유동성 증가가 높은 프리미엄의 배경이라고도 볼 수도 있으나, 지난 10년간 글로벌 전자/IT산업에서 나타난 M&A 프리미엄과의 차이가 크다는 점과 변화가 빠른 전자/IT산업의 특징을 감안할 때, 금융위기 이후 의욕적으로 M&A에 나선 기업들이 ‘승자의 저주’에 빠져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신의 한 수’와 ‘승자의 저주’ 넘나드는 M&A 


전자/IT산업에 빼놓을 수 없는 대형 M&A는 파나소닉의 산요 인수 사례다. 파나소닉은 디지털 전자산업의 수익성 하락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Eco & Smart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파나소닉은 이를 위해 2차 전지의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경영부진에 시달리던 산요전기를 3차례에 나누어 94억 달러를 투자, 2011년에 최종 인수한 바 있다. 산요전기 인수의 경우 프리미엄이 20% 이하로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한 편은 아니나 2차 전지사업을 인수하기 위해 파나소닉의 기존 사업과 중복되는 산요전기의 가전 사업까지 같이 인수함에 따라 사실상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한 결과가 돼 버렸다. 


파나소닉이 의욕적으로 인수한 2차 전지 사업은 M&A 당시의 기대와는 다르게 글로벌 경쟁구도 변화와 환율변화로 인해 빠르게 수익성이 악화됐으며 기존 주력 사업의 부진이 겹치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게 됐다. 파나소닉의 새로운 CEO인 쯔가 사장은 산요와 관련된 영업권, 2,500억 엔을 2012년에 일시에 상각하는 결단을 내렸는데 이로 인해 파나소닉은 2년 연속으로 7천억 엔 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중복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하이얼에게 산요의 가전사업, 아쿠아(AQUA)브랜드, 관련 인력 3천여 명을 일괄로 넘겨 일본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휴렛패커드-오토노미, 3Par 인수 


휴렛패커드는 하드웨어 중심의 사업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소프트와 서비스 영역을 중심으로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신속한 관련시장 진입을 위해 다수의 M&A을 진행한 바 있는데, 영국의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토노미(Autonomy)와 미국의 데이터 저장 솔루션 기업인 3Par 인수는 최근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영국의 오토노미는 의미기반 검색기술을 기반으로 지능형 검색, 분석 솔루션, 멀티미디어 컨텐츠 모니터링 등에 강점을 가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로 소위 ‘빅데이타’ 분석에 있어 많은 역량과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소프트 영역으로 확장을 꾀하던 휴렛패커드는 2011년 8월에 인수제안을 한 바 있는데 2달 만에 전격적으로 오토노미를 65%의 프리미엄을 주고 102억 달러에 인수, 시장에 충격을 주었다. 한편 오토노미의 전임 CEO인 마이크 린치가 퇴임 한 이후 실시한 오토노미의 내부조사에서 대규모 회계부정이 발견됐다. 이로 인해 휴렛패커드는 2012년 4분기에 관련 자산들을 일시에 상각해야만 했는데 그 금액이 88억 달러에 달해 다시 한번 시장에 충격을 주었고 신성장 동력으로 여겨졌던 오토노미는 오히려 휴렛패커드에 있어 큰 부담이 되고 말았다. 


3Par 인수 역시 높은 프리미엄이 지급됐다. 3Par는 스토리지 시스템과 데이터 관리 플랫폼을 제작하는 기업으로 스토리지 용량을 최적화할 수 있는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크라우드 컴퓨팅 구현에 있어 중요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휴렛 패커드와 델은 3Par 인수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 바 있는데 최종적으로는 휴렛 패커드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인수가격은 매우 높게 치솟고 말았는데 델이 초기에 주당 87%의 프리미엄(당시 주가는 9.65달러)을 주고 제안했던 주당 18달러는 양사간 치열한 경쟁을 거치며 주당 33달러에 마감하게 됐다. 뉴욕타임즈에 의하면 휴렛 패커드가 2001년부터 2012년까지 M&A를 위해 투입한 자금은 670억 달러로 휴렛 패커드 시가총액(330억 달러, ’03.2/13)의 두 배에 이르며 부채비율은 5년 전 21%에서 최근에는 127%까지 상승했다. 휴렛 패커드는 M&A를 통해 미래영역의 전략적 교두보 확보에는 성공했을지 모르나 그 이면으로는 너무 많은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어려움을 겪고 있다. 


Dell-2009년 이후 127억 달러의 M&A 


휴렛패커드와 마찬가지로 델 역시 PC시장의 정체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자 다양한 M&A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델의 M&A에 있어 역사적인 사건은 IT서비스 업체인 페로 시스템즈(Perot Systems)를 2009년에 68%의 프리미엄을 주고 36억 달러에 인수한 것이다. 이는 델의 M&A 역사상 최고의 금액이다. 델의 페로 시스템즈 인수는 휴렛패커드의 2008년 IT서비스 기업 EDS 인수와 비교되곤 하는데 휴렛패커드가 EDS 매출의 0.6배인 126억 달러를 지불한 반면 델은 페로 시스템즈 매출의 1.4배인 36억 달러를 지불했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델은 페로 시스템즈 인수를 포함해서 2009년 이후에만 18건의 M&A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출한 금액은 127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 한편 델의 회생을 위해 복귀한 창업주 마이클 델은 보다 공격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위해 마이크로 소프트, 사모펀드 등과 협력해 224억 달러에 델의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델의 M&A에 대해 아직 평가하기는 이르나 ‘신의 한 수’인지 ‘승자의 저주’인지 점차 구분이 모호해 지고 있으며 PC산업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했던 공격적인 M&A는 점차 델의 통제범위를 벗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핵심사업 위기감 야기하는 조급함 


대형 M&A는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사례는 최근 M&A 리스크가 커지는 구조적 원인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기본적으로 주목할 부분은 핵심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올바른 경영판단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파나소닉의 전임 CEO, 오츠보 사장은 산요전기 인수에 따른 대규모 손실에 대해 ‘산요전기를 인수하지 않을 경우 파나소닉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려웠다. 아직은 산요전기의 인수가 실패했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라고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는데 이는 핵심사업인 PDP사업의 쇠락이 무리한 산요전기 인수의 주요 배경이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 준다고 볼 수 있다. 휴렛패커드, 델 역시 유사한 현상을 보이고 있다. 양 기업은 유사한 기업을 경쟁적으로 인수하면서 모두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인수 시 기대되는 시너지가 높았기 때문으로도 볼 수 있으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PC산업 변화에 따른 핵심 사업에 대한 위기감이 무리한 인수전의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CEO 교체와 맞물리면서 보다 증폭되는 것으로 보여진다. 휴렛패커드의 2005년 이후 CEO 인사는 과거와 달리 교체주기와 재임기간이 점차 짧아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임명된 맥 휘트니는 2005년 칼리 피오리나 사임 이후 5번 째 CEO이다. 휴렛패커드는 새로운 CEO들이 등장할 때마다 급격한 전략의 변화와 더불어 대형 M&A에 집착하는 경향을 보여왔다. 칼리 피올리나, 아포데커는 각각 컴팩 인수, 오토노미 인수 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사임했으며 사내 스캔들로 퇴임한 마크 허드 역시 내부적으로는 M&A를 통한 문제해결과 주가부양을 위한 R&D축소로 휴렛패커드에 남아 있던 혁신의 영혼을 증발시켰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델 역시 PC산업의 위기와 맞물려 2004년 이후 실적이 꾸준히 악화되자 2007년 CEO, 케빈 롤린즈를 해임하고 창업주인 마이클 델을 복귀시킨 바 있다. 마이클 델은 변화에 요구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공격적인 M&A를 추진했는데 지난 10년간 추진한 델의 25건의 M&A 중 23건이 2007년 이후 진행된 것이다. 


컨버전스에서 파생되는 인수가격 상승 


컨버전스가 무리한 M&A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서비스 간 컨버전스로 인해 개별 산업 내 1등 기업 간 경쟁으로 인수 프리미엄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주목할 수 있다. 산업별 선도 기업들은 주로 풍부한 유동성, 시장을 선도하는 이미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치열한 경쟁과 승리에 익숙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소위 ‘별들의 전쟁’이 벌어질 경우 M&A는 높은 인수 프리미엄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어 이질적 사업모델과 인수 프리미엄 간 관계이다. 구글이 고려하는 시장의 범위는 핸드폰 하드웨어 제조업체와는 달리 핸드폰을 통한 검색, 광고, 나아가 모든 디지털 디바이스 간 연계에서 창출되는 사업기회들이다. 구글은 모토로라 인수를 위해 68%의 프리미엄을 주고 125억 달러를 베팅했는데 이는 닷컴 버블 이후 무선통신장비 산업의 M&A에 있어 가장 높은 프리미엄을 지급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처럼 이종산업의 기업들은 경우에 따라서는 높은 가격에 입찰이 가능하고 이들이 지나간 자리에는 높은 프리미엄과 새로운 기준이 남게 된다. 


이질적 영역 진입에 따른 리스크 노출 


휴렛패커드의 오토노미 인수 사례는 세계적인 기업이라 할지라도 소프트웨어라는 이질적 영역에 대한 M&A에 있어 실수를 하기 쉽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하드 영역과는 달리 소프트 영역은 물리적인 실체가 없어 실사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으며 제도로 보호되는 특허를 제외하고는 핵심인재의 유지 여부에 따라 기업의 가치는 크게 좌우되게 된다. 오토노미 인수의 경우 회계부정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존재하긴 하나 휴렛패커드는 본업과 거리가 있는 이질적 영역에 포진한 외국기업을 두 달 만에 성급하게 인수함으로써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공존한다. 


파나소닉 사례는 상당히 흥미로운 측면이 있는데,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익숙한 영역이나 사업 모델 측면에서 이질적 영역에 진입하면서 리스크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파나소닉의 경우 2차 전지, 태양전지 기술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높아 산요전기 인수는 사실상 동종 산업간 결합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파나소닉에 있어 부품사업은 주로 내부고객을 대상으로 하고 완제품의 차별성을 블랙박스화 하는 도구로 간주된 반면 산요전기에 있어 부품사업은 그 자체가 하나의 사업인 관계로 외부고객을 중심으로 한 외부 환경 변화에 상당히 민감한 구조였다. 파나소닉이 산요전기 인수를 고려하던 시기에는 세계 주요 정부들의 재정여력, 2차 전지 및 태양전지 산업 내 경쟁구도, 환율 등이 급변하고 있어 산요전기의 가치 역시 빠르게 변했는데 파나소닉은 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거나 파악했더라도 과소평가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질적 영역의 진입에 따른 리스크는 일반적일 수도 있으나 전자/IT산업의 경우 변화가 빠르고 심한 산업의 특성이 더해지면서 더욱 커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승자의 저주’를 피하려면? 


디지털 산업의 융합은 미래가 새롭게 계속 그려지고 진화하고 있어 미래를 예상하고 행동한다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 결과 경쟁사의 M&A를 따라 함으로써 주주나 이해당사자들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소위 ‘모방적 동형화(mimetic isomorphism)’의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 그러나 경쟁사의 전략적 움직임에 기반한 무분별한 M&A는 기업 내부의 모순을 심화시켜 경쟁력을 오히려 더 악화시킬 수도 있다. 외부 환경변화에 대한 모니터링과 더불어 고객과 자신이 가진 본질적인 모습에 보다 집중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이질적 영역과의 컨버전스에 대한 의사결정은 의사결정의 프로라고 하는 최고 경영진이라도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위험이 크다. 편이(bias)나 자만심(hubris), 나아가 경직된 조직 문화 등으로 인해 잘못된 의사결정이 여과되지 못한 채 실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최고경영진들은 편이(bias)에 빠지지 않도록 현장 직원들이나 외부의 객관적인 목소리를 주기적으로 경청해 객관적 환경과 주관적 환경간의 차이를 줄일 필요가 있다. 


소프트 자산 리스크에 대한 대비 


휴렛패커드, 파나소닉 등 글로벌 전자/IT 기업들의 M&A에서 노출된 리스크는 소프트웨어, 거래선의 질, 사업 모델과 같이 주로 물리적 실체가 없는 소프트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컨버전스로 인해 M&A의 대상이 공장, 건물과 같은 하드(hard)한 것에서 소프트(soft)한 것으로의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나 여기에 대한 대비가 충분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변화하고 있는 대상자산에 대한 본질적 속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더불어 무형 자산들의 급격한 가치하락에 대한 대비 역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범위 고려 


변화가 심한 영역에 포진해 있으나 포트폴리오를 단조롭게 운영했던 기업들의 경우 승자의 저주가 더욱 우려되고 현실화되고 있다. 이들은 핵심사업의 심연에 다가온 비연속적 변화를 늦게 깨닫고 무리한 M&A를 통해 극복하려고 했으나 오히려 위기를 가속화시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물론 M&A 자체를 금기시해서는 안되겠지만 M&A로 인해 파생되는 변화와 충격을 기존 사업이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빅 딜보다는 스몰 딜에 집중하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산업과 M&A의 성숙주기에 따른 차별적 대응 


개별 산업의 성숙 주기와 M&A 주기를 면밀히 관찰하고 진입시점이 가지는 전략적 의미에서 본다면 컴퓨터 산업에서, IBM은 다른 컴퓨터 기업들과는 달리 1995년에 ‘e비즈니스 혁명’을 발표하고, 일찍이 토털 솔루션 업체로 변신을 추진한 바 있는데 여러 M&A연구에서 나타나듯이 IBM은 한걸음 빠른 M&A를 통해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러나 M&A를 통한 관련 산업 진입의 최적시점을 놓친 경우에는 오히려 시간을 두고 기다려 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통상 대형 M&A는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에서 많은 상처를 남기며 핵심자원의 이탈을 초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나아가 이종산업간 결합은 더욱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어 많은 기업이 실패에 이르곤 한다. 따라서 관련 시장이 이미 과열됐거나 기회의 창이 닫힌 경우에는 오히려 대형 딜 이후 전개되는 요소시장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M&A실패는 순식간에 벌어지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인고의 세월이 필요하기 때문에 M&A실패는 가히 ‘저주’라고 부를만하다. 하지만 M&A에 대한 지나친 거부감 역시 전략적 기회의 상실이나 성장 잠재력의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어 M&A는 언제나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LG경제연구원 감덕식 책임연구원은 “경쟁자의 M&A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보고 M&A를 통해 기대할 수 있는 기회와 시너지, 야기될 수 있는 리스크에 대한 점검과 대비에 더 철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영건 기자 ayk2876@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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