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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테라헤르츠파를 1억 배까지 증폭하는 기술 개발

테라헤르츠파를 1억 배까지 증폭하는 기술 개발
단일분자 검출이나 1나노미터 리소그래피 개발 촉진

 

(왼쪽) 광학현미경으로 관측한 1나노미터 갭 배열의 이미지. 노란 부분이 1나노미터 갭이 있는 부분이고 그 외 어두운 부분은 금속으로 덮여 있는 부분이다. (오른쪽) 왼쪽 그림의 빨간 원 부분을 확대해서 더 배율이 높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측한 사진

파장보다 100만분의 1만큼 작은 구멍에 전자파를 집중시킬 수 있을까? 전자파(빛)는 파장보다 작은 구멍에서는 퍼지려는 성질이 나타나는데, 국내 연구진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나노구조를 제작, 효용성이 높은 밀리미터 파장의 테라헤르츠파를 1나노미터 구멍에 집속(集束)하는 데 성공했다.

이같은 성과는 단일분자의 검출 또는 1나노미터 리소그래피 같은 테라헤르츠파 나노기술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김대식 교수, 전기컴퓨터공학부 박남규 교수, 미국 미네소타대학교 전기컴퓨터공학부 오상현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지 9월 3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고 Featured Article에 선정됐다. (논문명 : Atomic layer lithography of wafer-scale nanogap array for extreme confinement of electromagnetic waves)

테라헤르츠파는 분자간 진동주파수와 같은 주파수대에 있기 때문에 비파괴검사를 위한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테라헤르츠파는 파장이 밀리미터 크기로 파장보다 매우 작은 영역인 극소량 분자의 초정밀 검출이나 나노공정 등에 응용하기 위해서는 테라헤르츠파를 좁은 영역 안에 강하게 집속해야 하는데,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나노미터 수준의 구조를 제작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수십 나노미터 크기의 갭에서 테라헤르츠파가 증폭됨을 관측하고 증폭된 테라헤르츠파를 이용해 극소량의 폭발물을 검출하는데 성공했으며, 이를 학술지에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갭의 크기를 줄이고 테라헤르츠파 빔 크기에 맞게 나노 갭들을 수 ㎟ 면적만큼 반복 배열해, 4인치 웨이퍼에 대면적으로 1나노미터 갭(금속 등 빛을 차폐하는 물질 사이에 빛을 투과시키는 공기층이나 유전체를 1나노미터 두께로 위치시켜 만든 틈새) 배열구조를 만들었다.

격자 모양으로 패턴된 금속 표면에 테라헤르츠파가 투과할 수 있는 1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막을 증착시킨 후, 그 위에 다시 금속을 증착하고 접착테이프를 이용해 나중에 증착된 금속층만을 떼어냄으로써 투과를 차단하는 금속층과 투과층이 번갈아 가면서 나타나도록 제작했다.

연구팀은 제작한 1나노미터 갭 배열구조 내부에서 테라헤르츠파의 세기를 1억 배 이상 증폭시키는 데 성공했다. 갭 이외의 금속은 테라헤르츠파의 투과를 차단함으로써 마치 깔대기를 통과하듯 테라헤르츠파가 갭 내부로 강하게 집속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테라헤르츠파의 증폭기술은 단일분자 검출이나 1나노미터 수준의 리소그래피 등을 개발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대식 교수는 “이번 연구처럼 전기장의 집속, 증폭 등의 특성을 갖는 구조와 현상을 이용한다면 1나노미터 리소그래피, 초고감도 센서, 초비선형 현상 등의 분야가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정수 기자 rws81@daar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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