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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일보

[SPECIAL I]하반기 국내경제 ‘상저하고’

[SPECIAL I]하반기 국내경제 ‘상저하고’
세계경제 완만한 회복세…연간 2.7% 성장 기대

 

 2013년 하반기 세계경제는 미국경제의 회복세 확대, 일본 등 주요국의 경기부양 노력에 힘입어 상반기보다 소폭 개선되며 완만한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연구원은 ‘2013 하반기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하반기 국내경제는 수출 회복, 유가 안정, 경기부양책 효과 등에 힘입어 연간 2.7% 성장이 기대되고 하반기로 갈수록 세계경제 회복세가 확산되면서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국내 경제, 수출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

최근 국내 실물경기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되는 모습이나 아직 회복세가 취약한 편이다. 올 1분기 성장률은 0.8%로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였으나 8분기 연속 1% 미만을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2009년 3분기(1.0%) 이후 최저 수준인 1.5%에 그쳤다.

수출은 세계경제 부진 완화와 IT 수출 호조로 올해 들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유로권 경기침체와 엔저에 따른 대EU 및 대일 수출 부진으로 증가율은 낮은 편이다.

내수는 1분기 들어 투자가 다소 회복되는 추세인 반면, 민간소비는 가계부채 부담과 일시적 요인(소비세 인하 종료 등)의 여파로 부진했다.

산업생산은 아직 전반적으로 부진한 편이나 최근 들어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는 추이를 보이는 중이다.

하반기 세계경제 완만한 성장 기대

올해 들어 세계경제는 전반적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 일본 등 일부국가에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경제는 주택시장 회복 및 고용여건 개선에 힘입어 비교적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일본경제도 아베 정부의 공격적인 경기 부양 정책에 힘입어 반등하는 모습이다. 반면, 유로존은 재정위기에서 비롯된 실물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중국은 성장둔화 추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세계경기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세계 산업생산은 미약하나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OECD 경기선행지수는 상승세를 보여 실물경기 반등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미국경제의 회복세 확대 추이, 일본 등 주요국들의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적 노력 등에 힘입어 하반기 세계 실물경기는 상반기에 비해 다소 나아지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과 유로권의 양적완화 조치에 이어 아베 정부의 전방위적인 경기 부양 노력, 개도국들의 금융완화 등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 공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세계경기 회복을 위한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미 연준(Fed)의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유로권 경기침체 지속, 중국의 상대적 저성장 등으로 하반기까지도 세계경제 회복세는 완만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유가, 전년 대비 소폭 하락 전망

연초 유가는 세계경기 부진의 완화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일시적인 상승세를 보이다가 실물경기의 미약한 회복과 높은 원유재고 수준으로 공급우위 기조가 이어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전환됐다.

올해 들어 유가는 두바이(Dubai)유 기준으로 배럴당 96.7달러(4.18)~113.6달러(2.13)의 변동 범위를 형성하면서 지난해(배럴당 89.2~124.2달러)보다는 약간 낮은 수준에서 변동 범위가 축소됐다.

세계 실물경기의 완만한 흐름과 원유수급 여건의 안정화로 유가는 당분간 현 수준에서의 제한적 등락이 예상된다.

수요 측면에서 세계경기의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점과 공급 측면에서 북미 지역의 산유량 증가 등으로 공급우위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유가 약세 요인이 지배적이다. 다만 유가 하락세가 급속하게 이뤄질 경우 OPEC 산유국들을 중심으로 감산 등을 통해 유가 방어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유가는 현 수준에서 제한적인 움직임이 예상된다.

최근 유가의 수급 여건이나 산유국들의 가격 포지션(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지지)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 내외, 2013년 평균 유가는 전년대비 약 6.2% 낮은 102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이다.

환율 지속 하락

원/달러 환율은 2012년 하반기 이후 유로존 위기 완화, 주요국 양적완화, 국내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하락세를 보여 왔으나, 올해 들어 북(北) 리스크와 미(美) 양적완화 축소 시사, 중국 제조업 지표 부진 등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향후 원달러 환율은 유로존 위기나 북핵 문제가 크게 악화되지 않는 한 세계경제 회복 및 불확실성 완화 추이와 국내 경상흑자 지속 등으로 완만한 하락 추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로존 위기의 전개 추이 외에도 미국 양적 완화/출구전략의 진행 추이, 중국 경기 등이 단기적 변동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 1,075원(전년 동기 대비 3.3% 하락), 연간 1,085원(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 내외가 예상된다.

일본 아베정권 출범 후 엔저는 가속화된 반면, 원화는 강세를 보이며 원/엔 환율은 작년 6월 엔저 전환 후 주요 통화 중 하락폭이 최대를 기록했다.

엔 약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만 주요 예측기관에 따를 때 엔달러 환율은 95~105엔 범위 내에서 변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국내 경제, 연간 2.7% 성장 전망

하반기 세계경제가 완만하게나마 개선되면서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고 경기부양책의 효과 등이 가세하면서 올해 국내경제는 전년보다 높은 2.7% 내외의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 성장세가 완만한 수준에 머물고 불확실성이 잔존함에 따라 국내경제도 강력한 회복세를 보이기는 어렵고, 회복세가 하반기에 들수록 확대되고 전년 기저효과가 가세함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상저하고(上低下高) 추이를 보일 전망이다.

올 하반기 실물경제의 가장 큰 변수는 대외적으로는 유로권 재정위기 추이, 대내적으로는 가계부채다. 아울러 중국의 저성장 지속 여부, 미국의 긴축 및 출구전략 영향, 환율 추이 등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민간소비

민간소비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왔으나 1분기 들어 전기 대비 0.4% 감소하면서 부진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불변기준) 역시 지난해 연간 2.3% 증가했으나 올 1분기 중에는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로 둔화됐다. 1분기 소비 부진은 지난해 말 소비세 인하(12.9) 종료와 기후적 요인 등에 기인하는 측면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재화별로는 준내구재가 1분기 중 미약한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으나 내구재 소비의 증가세는 둔화, 비내구재 소비는 감소세로 전환됐다. 소득계층별 소비는 2013년 들어 대부분의 소득계층에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하반기 소비여건은 유가, 환율 등이 하락하면서 교역조건 개선 추이가 하반기에도 이어지고, 물가, 고용 등 실질구매력과 연관된 변수들이 개선되거나 양호한 추이를 보일 전망이다. 다만 고용여건은 취업자 수의 꾸준한 증가가 이어지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저임금 일자리에 집중된 가운데 명목 임금 증가세도 둔화 추세여서 소비 증가 견인 역할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와 추경예산 편성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민간소비 회복에 기여할 전망이다. 반면, 가계대출 증가세가 견조하고 가계 부채비율도 높은 수준에 달해 있어 가계부채 부담은 소비 증가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올 하반기 민간소비는 수출 회복과 경기부양에 힘입은 소득 증가, 유가 및 환율 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개선, 부동산 경기침체의 완화 등에 따라 상반기에 비해 증가세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완만한 소득 증가세, 여전히 높은 경기 불확실성, 가계부채 부담 등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해 큰 폭의 소비 증가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올해 민간소비는 하반기에 2% 후반의 증가가 예상되며,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2.5% 내외의 증가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설비투자는 올 1분기 들어 전분기 대비 2.6%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2012년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감소하면서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주체별로는 민간부문에서 12.4% 감소하고 정부부문에서 6.7% 증가했으며, 형태별로는 운송장비 투자는 소폭 확대된 반면 기계류 투자는 일반기계류를 중심으로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1분기 설비투자의 전기 대비 증가세나 일부 설비투자 선행지표의 개선 추이는 향후 설비투자가 회복 추이를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한다. 설비투자 선행지표 중 국내기계 수주는 올해 3월, 4월 각각 14.1%, 2.7% 증가했으며 설비투자 조정압력은 3월까지 감소하다가 4월 들어 회복세로 전환됐다. 주요 업종 중에서는 기타 운송장비, 석유정제, 화학 등의 설비투자 조정압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하반기 설비투자는 세계경기 부진 완화와 국내 수출 증가세 확대 등에 힘입어 증가세를 나타낼 전망이며, 일반기계, 정보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등에서 비교적 활발한 설비투자가 예상된다.

한편, 올해 설비투자는 하반기 9.5%, 연간 2% 내외의 증가를 보일 전망이다.

▶건설투자

최근 수년간 감소세를 지속하며 침체일로를 걸어온 건설투자는 1분기 들어 2.4% 증가세로 전환됐다. 형태별로는 건물건설에서 1.9%, 토목건설에서 3.1% 각각 증가했고, 주체별로는 민간부문에서 8.4% 증가했고 정부부문에서는 19.3% 감소했다. 건설기성액도 올해 4월 기준 19.2% 증가했으나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아직도 감소세를 지속 중이다.

1분기 민간부문의 건설투자 증가세가 비교적 뚜렷하고 향후 정부 SOC 예산 집행 등으로 공공부문 토목건설도 하반기에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올해 건설투자는 최근 수년간의 감소세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가계부채 문제, 미분양물량 적체 등 최근 몇 년간 건설투자 부진을 초래한 구조적 요인이 해결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증가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편, 올해 건설투자는 하반기 2.6%, 연간 2.2% 증가가 예상된다.

▶수출입

수출은 올 들어 5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0.9%의 미약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입은 2.8% 감소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수출은 신흥국 시장 개척 및 IT제품 선전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들어 1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됐으나, EU 시장의 부진 지속 등으로 증가세는 저조한 편이었다. 수입은 수출 및 내수 부진으로 지난해 2분기 이후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증가세를 보였던 원유 수입이 올 들어서는 유가 안정 등으로 감소세로 전환됐다. 수출은 증가세로 돌아선 반면, 수입은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1~5월 중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전년 동기 57억 달러에서 140억 달러로 늘어났다.

올해 수출 증가세 전환은 대중국 수출 회복과 IT제품의 수출 호조에 기인한다. 중국의 수출 호조에 따른 대중국 수출 회복이 우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EU 재정위기 지속으로 전체적인 수출 회복세는 아직 미약했다. 세계경제 부진으로 인한 전통 주력제품의 수출 부진을 IT제품의 수출 호조가 상쇄하는 상황이다. 5월 수출 증가세 확대는 휴대폰 신제품 출시 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는 아세안과 중국 등으로의 수출이 증가세를 보인 반면, EU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수출은 감소했다. 엔저 영향으로 대일 수출은 작년에 비해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유가 안정으로 대중동 수출도 올 들어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해 말 이후 가속화되고 있는 엔화 약세로 대일 수출경쟁력은 약화되고 있으나, 아직 전체 수출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올 들어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수출(달러 기준)은 1~3월 중 13.1%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일본제품의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 증가가 본격화되지는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주요 업종별 수출은 IT제품과 석유화학의 수출이 호조를 보인 반면, 자동차·철강·선박 등 전통 주력산업은 감소세를 지속했다. IT제품은 국제 수급상황 개선으로 인한 수출단가 회복과 국내 제품의 시장지배력 강화 등으로 지난해 4분기 이후 회복세로 전환됐다. 반면, 일반기계는 중국의 재고누적과 전반적인 해외수요 부진으로, 철강은 국제시황 악화에 따른 단가하락으로, 선박은 금융위기 이후 선가 하락 및 선박금융 위축에 따른 인도연기 등으로 감소세를 지속했다. 올 들어 조업일수 감소 및 생산차질 등으로 감소세를 보여온 자동차는 5월 들어 신차 본격 수출 등에 힘입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하반기 수출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회복과 수출단가의 하락세 진정, 선박 수출의 회복, 기저효과 등으로 회복세가 지속되면서 상반기에 비해 증가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편, 수출은 하반기 6.5%, 연간 3.8% 내외의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 세계경제 성장세가 완만하고 엔저 등 환율 하락효과가 가세해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또 엔저의 수출 영향은 향후 좀 더 가시화될 가능성이 있으나 엔저가 크게 추가 진행되지 않는 한 우리 제품의 비가격경쟁력 향상과 한일간 제품차별화 진전으로 영향의 크기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중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던 선박 수출이 하반기에는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박의 본격적인 인도로 큰 폭 증가하면서 수출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 수입은 상반기보다 회복되나 수출과 내수의 낮은 성장세와 국제유가 안정으로 한 자릿수 증가에 머물러 연간 수입증가율은 3%대 초반에 그칠 전망이다.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상회하면서 무역흑자는 전년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수출입의 가장 큰 변수는 유로권 위기와 엔저 등 환율 추이다. 세계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경우 엔 약세가 100엔을 크게 넘는 수준으로 진전되지 않는 한 수출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명의 기자 cho.me@kid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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