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업일보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 ‘저가 스마트폰’에 눈 돌릴까?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 ‘저가 스마트폰’에 눈 돌릴까?

 

‘저가 스마트폰’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스마트폰 시장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으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들이 기존의 비싼 가격에 부담감을 느끼는데다가, 스마트폰 대중화로 신비감이 걷히면서 ‘필요한 기능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 보급률은 낮고 잠재 구매력이 높은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국을 공략하고, 복잡한 기능에 익숙지 않고 가격에 민감한 고연령 층에게 어필하기 좋다는 점도, 휴대폰 업체들이 저가 스마트폰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라고 보여진다.

이미 중국 업체들이 자국의 거대 시장을 발판으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하면서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으며,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하던 스마트폰 업계 양강, 삼성과 애플도 저가 스마트폰 라인업을 공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국내시장에서의 저가 스마트폰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들이 우세한 편이다. 스마트폰 가격에 대한 불만이 큰 것은 분명하지만, 기본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은 최신 트렌드에 민감하고, 제품의 가치와 성능을 중시하는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비싼 것이 좋다’는 프리미엄 제품 전략이 잘 통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실제 국내 판매중인 저가 스마트폰은 가격을 대폭 낮춘 ‘저가 상품’이라기보다 주력 제품에서 몇몇 기능만 제외하고 가격은 살짝 낮춘 ‘보급형’에 가까우며, 이마저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각 스마트폰 기기간의 성능 격차가 줄어들고 있고, 경기침체로 가격에 대한 고려도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저가 스마트폰 구입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시장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트렌드모니터(trendmonitor.co.kr)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에게 저가 스마트폰 관련 평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85%가 현재 공급되는 스마트폰 단말기의 가격에 거품이 너무 많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가격에 대한 부담감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저가 스마트폰’의 성장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소비자 상당수(54.7%)가 저가 스마트폰도 웬만한 기능은 다 갖추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향후 시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해볼 수 있는 부분으로 보여진다.

가격만 저렴하다면 플라스틱 외관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도 절반 가까이(45.2%)에 이르렀다. 특히 연령이 올라갈수록(20대 초반 32%, 20대 후반 40%, 30대 초반 40.5%, 30대 후반 55.5%, 40대 초반 58%) 저렴한 가격을 우선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창피할 것 같다는 인식은 15.3%에 불과하였다.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저가 스마트폰의 가격 수준은 5~10만원(19.7%), 10~15만원(17.4%), 15~20만원(16.6%), 5만원 이하(15%) 순으로, 대부분 20만원 미만 가격대였다. 이런 소비자의 기대 수준은 현재 국내에서 공급되고 있거나, 향후 출시 예정인 저가 스마트폰의 가격과는 차이가 많은 수준이지만, 그만큼 현재 스마트폰의 가격이 비싸다는 인식이 크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저가 스마트폰에 대한 일반적인 인지율은 64.8%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그러나 스마트폰 제조사 양강인 삼성과 애플의 저가형 스마트폰에 대한 인지도는 38.7%로 낮은 수준이었다. 소비자들이 두 회사의 제품을 고성능의 프리미엄 급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하나의 이유로 보인다. 삼성과 애플의 저가 스마트폰으로의 교체 의향도 18.2%로 낮은 수준이었으며, 세컨폰으로의 이용 의향을 가진 소비자(17%) 역시 그리 많지는 않았다. 적정 이용 대상자로는 노년층(68.7%, 중복응답)과 초등저학년(44.3%), 초등고학년(37.7%), 주부(35.7%) 등 대체로 스마트폰에 익숙지 않은 고연령층과 아직 어린 학생들을 꼽는 의견이 많았다.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저가 스마트폰이 부족할 것이라고 인식되는 부분은 CPU의 성능(29.5%, 중복응답)과 제품 사후 A/S(23.5%)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데이터 사용 속도 및 안정성(21.2%)과 RAM 용량(20.2%), 메모리 저장용량(19.9%)이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다소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설문에 참여한 패널(panel.co.kr)들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가장 고려하는 요인은 역시 단말기 가격(36.3%, 중복응답)이었다. 역시 저가 스마트폰이 향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인은 충분히 갖추고 있는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는 결과이다. 단말기 가격 다음으로는 이동통신 요금제(29.7%)와 전반적인 외형 디자인(25.6%), 브랜드 이미지(24.5%)가 중요한 요인으로 여겨졌다. 반면 사용자 편의 기능(15.5%)이나 화면 크기(15.4%), 스마트폰 크기와 무게(11.4%) 등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휴대폰 제조업체가 중점적으로 홍보하는 ‘제품 스펙’에 대한 고려도는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데이터 사용속도 및 안정성(14.2%), A/S(14.1%), OS 운영체제(11%) 등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구입 시 고려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한편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 가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은 배터리 사용시간(35.2%, 중복응답)과 단말기 가격(29.6%)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사용 및 충전 시 발생하는 발열증상(24.7%)과 이동통신 요금제(19.1%), 시스템 안정성(18.2%), 데이터 성능 및 안정성(17.8%)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았다. 반면 기대 이상으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부문은 화면크기(20%, 중복응답)와 외형 디자인(19.6%), 선명도와 색감 등 화질(19.5%), 터치감(18.9%) 등 다양한 의견이 나왔으며, 그 격차도 크지 않았다. 스마트폰의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에 대한 공감은 공통적이나, 만족하는 요인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다른 것으로 보여진다.

스마트폰을 구입하기 전 소비자들은 온라인 사이트(46.2%, 중복응답)와 휴대폰 매장(41.5%)에서 관련 정보를 주로 탐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문과 주변 추천(32.5%)을 통해서도 정보를 많이 얻고 있었으며, 광고를 통한 정보 탐색(23.6%)은 다른 경로에 비해 비중이 다소 낮은 편이었다. 휴대폰 매장에서 많이 알아보는 정보는 약정 할인이나 보조금 지원 등의 단말기 가격(71.6%, 중복응답)과 이동통신 요금제(61.9%)에 관한 것으로, 역시 비용에 대한 궁금증이 가장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마트폰 구입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치는 채널 역시 온라인 사이트(44%, 중복응답), 휴대폰 매장(39.2%), 입소문/추천(31.7%), 광고(21.4%) 순이었다.

천주희 기자 cjh2952@daara.co.kr
Copyright ⓒ 산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